배포일 - 2020. 2. 3.(월)
담당실 - 사료조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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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조병창의 역사, 기억으로 되살리다
국사편찬위원회, 일제 말기 인천조병창 강제 동원 조선인 증언집 간행
□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조광)는 국내 강제 동원 관련 조선인 증언집인 『일제의 강제동원과 인천조병창 사람들』을 지난 2019년 12월에 간행하였다.
ㅇ 인천조병창은 일제가 대륙 침략을 위해 1941년에 인천 부평 지역에 세운 무기제조 공장이다. 국내에 건설된 군수공장에 강제 동원되었던 12명의 피해자들이 본인들의 경험을 직접 증언하였다. 일제강점기 국내 강제 동원에 대한 진상규명 및 역사 연구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 구술자 면담 및 채록 편집은 인천대학교 이상의 초빙교수가 맡았다.
□ 『일제의 강제동원과 인천조병창 사람들』의 구술 자료를 통해 인천조병창의 구조와 노무자 동원 방식, 노무자의 일상과 노동환경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증언자들은 인천조병창에서의 ‘엄격한 규율’, ‘배고픔’, ‘부상과 사고’, ‘부자유’ 등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ㅇ 일제의 노무자 동원 방식은 지원‧관알선‧징용 및 학생에 대한 기능공 양성이나 근로 동원 형식이었다.
ㅇ 인천조병창은 3개의 공장으로 나뉘어 총기, 탄환 등이 제조되었다. 공장별‧반별‧개인별로 작업이 극히 세분화되어 노무자 개인이 전체 노동과정을 파악할 수 없었다. 노동 규율이 엄격하고 노동 강도가 높아 작업시간 외의 일상생활에서도 군대 내무반과 같은 규율이 유지되었다.
ㅇ 구술자들은 조병창에서 힘들었던 일로 ‘배고픔’을 공통적으로 언급하였다. 안전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 총기류 제작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에 부상이나 사고를 당한 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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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례(1928년생)의 구술, 89~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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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사람이요? 그 기계, 만지고 하는 사람들 다치는 사람이 많아요. 어떤 사람은 그냥 다리두 잘려서 오구, 손목도 잘려서 오구, 기계 일하는 데서.
그런걸 다 보신 거죠? 그럼.
혹시 기억에 남는 이름이 있으세요? 하도 많아서 생각이.
제가 뵌 분 중에, 팔을 다친 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 병원에 가 있었다고, 양성소에 다니던 학생이었어요. 그 기능자양성소에 있던 학생들도 병원에 왔어요? 그렇죠. 병원은 하나니깐.
예. 거기 의무과에 와서, 우케스케(うけつけ-접수)에 와서 이름하구 적어가지고, 카드 적어가지고 가면, 그걸루다 병실 가서, 치료 받고, 그러니까.
입원은 어떤 사람이 했어요? 인쟈 몸을 몹시 다쳐서, 그 기계 만지는 데니깐, 기계에 이러면 거기 옷이 딸려 들어가 가지고 팔 잘린 사람두 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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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군사시설인 조병창은 높은 담장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항시 군인들이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었다. 열악한 환경과 엄격한 통제를 견디지 못해 사표를 내도 수리되지 않았다. 조병창에 ‘들어올 자유’는 있었지만, ‘그만둘 자유’는 없었다. 12명의 구술자 중 3명은 해방 이전에 조병창을 ‘탈출’했다고 증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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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1925년생)의 구술 16~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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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거기를 그만두고 싶었는데 그만 두지를 못하셨어요? 그렇지.
4, 5년간 계속 다니셔야 했네요. 다니는데 뭐 언제까지 된다는 것도 없었고. 그만두려고 그러니까 사직서를 안 받더라고 더 근무해야 된다고 그러고. 그래서 일본 사람들 징집을 해갈 텐데 고향에라도 가보고 있다가 가든지 해야지, 징집 날짜 받고서 와도 집에 인사나 하고 가려나 모르겠어. 그러니까 도망 나왔지. 그때는 뭐 직장도 아니고 순전히 착취당하고 산 겨. 공장에 숱하게 한국 사람들이 있었는데 뭐 제대로 사는 게 없었어. 착취당하고 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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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편찬위원회는 2004년부터 한국 근현대사 관련 구술자료를 수집하고 수집 자료 중 중요 주제를 선정하여 <구술사료선집>을 간행하고 있다.
[붙임] 1. 2005~2019년 간행 국사편찬위원회 구술사료선집 목록
□ 국사편찬위원회 조광 위원장은, “생생한 증언이 담긴 구술 자료를 통해 국내 강제동원의 실태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고 인천조병창의 역사가 노무자의 기억을 통해 되살아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하였다.
[붙임] 1. 국사편찬위원회 구술사료선집 목록(2005~2019)
2. 일제의 강제동원과 인천육군조병창 사람들 표지